부담부증여, 증여세·양도세가 동시에 걸리는 구조와 절세·함정

안녕하세요. 담연세무회계 대표세무사 반채웅입니다.
다주택 양도세 중과가 다시 적용되면서, 상담실에 새로운 질문이 부쩍 늘었습니다. "팔자니 양도세가 무섭고, 그냥 자녀에게 물려주자니 증여세가 부담인데, 전세 낀 채로 넘기면 세금이 줄어든다던데 맞나요?" 하는 물음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부담부증여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담부증여는 조건이 맞으면 훌륭한 절세 수단이지만, 조건이 어긋나면 오히려 일반 증여보다 세금이 더 나오는 양날의 검입니다. '전세 낀 집을 물려주면 무조건 이득'이라는 생각으로 실행했다가 예상치 못한 양도세 고지서를 받는 분들이 실제로 계십니다. 오늘 그 구조와 함정을 정확히 짚어 드리겠습니다.
부담부증여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부담부증여란, 전세보증금이나 담보대출 같은 채무를 함께 넘기면서 재산을 증여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시가 10억원짜리 아파트에 전세보증금 4억원이 끼어 있는 상태로 자녀에게 넘긴다면, 자녀는 집을 받는 동시에 4억원의 전세금 반환 의무(채무)도 떠안게 됩니다.
이때 세금이 둘로 갈라집니다. 이 갈라짐을 이해하는 것이 부담부증여의 전부입니다.
- 채무를 뺀 순수 증여분(위 예시에서 6억원) → 자녀에게 증여세
- 채무 인수분(4억원) → 증여자(부모)에게 양도소득세
왜 채무 부분에 양도세가 붙을까요? 자녀가 4억원의 빚을 대신 갚아주는 셈이니, 세법은 부모가 그 4억원만큼 집을 '유상으로 판 것'으로 봅니다(소득세법 제88조). 그래서 순수 증여분은 증여세, 유상양도로 간주되는 채무분은 양도세 — 하나의 거래에 두 세목이 동시에 걸리는 구조입니다.
왜 세금이 줄어드는 걸까요?
핵심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 줄어든다는 데 있습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7조 제1항은 증여세 과세가액을 계산할 때 "그 증여재산에 담보된 채무로서 수증자가 인수한 금액"을 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증여세는 누진세율이라 과세표준이 커질수록 세율이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10억원 전체에 증여세를 매기는 것보다, 채무 4억원을 뺀 6억원에만 증여세를 매기면 적용 세율 구간이 낮아져 부담이 줄어듭니다. 채무분에 붙는 양도세가 증여세 절감액보다 작으면, 전체적으로 세금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언제 오히려 손해가 되나요?
바로 이 지점이 함정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논리는 채무분에 붙는 양도세가 작을 때만 성립합니다. 양도세가 커지는 상황이라면 계산이 뒤집힙니다.
- 다주택 중과 대상 주택: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가 부담부증여를 하면, 채무 인수분에 중과세율이 적용된 양도세가 붙습니다. 이 경우 절감한 증여세보다 양도세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 시세차익이 큰 주택: 오래 보유해 양도차익이 큰 집일수록 채무분 양도세가 커집니다.
반대로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춘 집이거나 양도세 기본세율이 적용되는 집이라면, 채무분 양도세가 거의 없거나 작아 절세효과가 크게 나타납니다. 즉 부담부증여의 유불리는 '넘기려는 집이 양도세 측면에서 어떤 집이냐'로 갈립니다. 절세 만능 열쇠가 아닙니다.
전세보증금만 있으면 채무로 인정되나요? — 가장 위험한 오해
부담부증여에서 가장 많은 세무 리스크가 여기서 나옵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7조 제3항은 중요한 단서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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